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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자아란?: 감정이 서툰 어른들...을 읽고 (7)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정보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도서명: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저자: 린지 C. 깁슨
출판사: 지식너머
출간일: 201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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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자아란?

"여러분이 어릴 때 부모나 양육자가 여러분의 진짜 자아에 제대로 반응해주지 않는다면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궁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 보다는 가족 내에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해 줄 역할 자아 또는 가짜 자아를 발전시킨다. 이 역할 자아가 점점 진정한 자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걸 대신하게 된다. 이런 역할 자아는 ‘내가 아주 헌신적으로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고 사랑해 줄 것이다’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떤 방법을 써서든 저들이 내게 주목하게 만들거야’ 같은 부정적인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린지C 깁슨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가면

 

나는 문득 중학교 때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소설《데미안》이 생각났다. 소설 속 화자인 싱클레어가 막스 데미안을 만나기 전 묘사한 밝음과 어둠의 두 세계가 떠올랐는데. 이 두 세계에 속한 싱클레어의 '역할 자아' 말이다. 소설《데미안》은 나에게 있어서는 나름 각별한, 나를 아동에서 청소년의 세계로 입문시켜 준 책이기도 했는데. 그 당시 싱클레어가 속한 두 가지 세계에 대해 나는 깊이 고민하고 공감하며 한동안 책 속에 빠져지냈던 기억이 있다. 한 사람이 속한 두 세계, 그리고 두 세계 속의 다른 나, 바로 역할 자아였던 것이다. 

 

"역할 자아를 취하는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 계획적으로 실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략…… 그리고 어른이 된 뒤에는 자기가 부모님에게 바라던 방식대로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리라는 희망을 안고 계속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 " 린지C 깁슨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역할 자아는 틀림없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 계획적으로 실행한다면 그건 일종의 정신질환에 해당하지 않을까? 나는 나의 어린 시절 내가 속한 각각의 세계 속에서 '다른 나'를 떠올려봤다. 도무지 한 사람이라고 말 하기엔 지극히 다른 양극의 성향을 지녔던 시기 나는 꽤 혼란스러웠었는데 마침 나와 비슷한 싱클레어를 보고 나름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것 같다. 

 

그 후 내가 스무살이 되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후 엄마가 되는 긴 세월 동안, 아쉽지만 나는 한번도 한 가지 자아로 살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늘 타인의 관심에 목 말랐고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왔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나에 대해 탐구하고 나 답게 사는 법을 고민한 지는 고작 몇 해일까. 그래서 마흔이 불혹의 나이인 것일까. 나는 이제 제법 나로서 살아가기 시작한 듯 하다.

 

"왜 모든 아이들이 멋지고 긍정적인 역할자아를 만들지 않는지, 실패와 분노, 정신적 장애, 정서 불안, 여타 다른 종류의 고통을 느끼는 역할을 떠맡는 이들이 왜 그토록 많은지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우선은 모든 아이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침착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내적 자원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유전자와 신경학적 문제 때문에 건설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반응을 보인다. 부정적인 역할 자아가 등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부모들은 무의식적으로 가족 내의 여러 아이들을 이용해서 본인의 역할 자아나 치유환상 가운데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을 드러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는 완벽한 아이로 이상화해서 마음껏 사랑하는 반면 다른 아이는 무능하고 늘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애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다. " 린지C 깁슨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여기서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부모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족 내의 아이들을 이용해 본인의 역할 자아나 치유환상 가운데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드러낸다'는 대목은 꽤나 충격적이다. 부모로서 성숙하지 못하다는 결점이 아이 양육에 있어서 이렇게나 깊이 관여된다는 점은 차라리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정보이기도 하다. 물론 아는 것이 해가 되는게 아니다. 단지 제대로 알 지 못하는 정보는 독이 될 텐데 심지어 이런 경우 전파력까지 강하다. 선머슴이 사람잡는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이 아닐까. 알고자 한다면 제대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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