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멜랑꼴리아가 벌써 12회를 마치고 앞으로 4회 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멜랑꼴리아는 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점 외에도, 배우 임수정 이도현이 주인공이라는 것 역시 저에겐 굉장한 매력이었던 작품인데요. 중간에 살짝 '사제간의 로맨스'로 빠지나 해서 좀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승유가 졸업을 하면서 이 문제는 말끔히 사라졌네요. 특히. 멜랑꼴리아가 두 사람의 로맨스 또는 스킨십을 강조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승유는 졸업을 하였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끝까지 두 사람의 감정이 플라토닉 사랑에 머물렀으면 하는데요. 마지막까지 드라마가 주제를 벗어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한편 멜랑꼴리아는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역시 많았는데요. 지난 멜랑꼴리아 11회에서 제 인생 명대사가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게시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경험과 나이에 따라, 사람마다 각각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는 다를텐데요. 오늘은 멜랑꼴리아 명대사 중 백승유가 지윤수 선생님에게 했던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이라는 말은 어찌보면 참 흔한 말입니다. 너무 흔해서 마음에 두지 않을 만큼. 그렇게 자주 쓰이는 흔한 말인데요. 정작 그런 '한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중학생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요. 가슴으로는 늘 딸아이에게 믿음을 주어야겠다 생각하지만 막상 아이를 대할 때면 믿음보다는 걱정이 앞서서 저도 모르게 자꾸만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부모란, 제 아이에게 참으로 관대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요. 사랑하는 마음에 제아무리 커도. 아니 오히려 사랑하는 마음이 클수록. 기대와 걱정이 앞서니까요. 그런데 그런 기대와 걱정(불안)을 표출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표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부모가 되어보니 알 것 같습니다.
지난 수요일, 여느 때 처럼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며 드라마 멜랑꼴리아를 시청하던 중이었는데요. 백승유의 한 마디가 제 가슴을 울렸네요. 아래. 옮겨와 봤습니다.
"수학 좋아하니? 아닌데요.
이 문제 좀 풀어볼래? 제가 왜요?
이러던 놈이 상도 받고 책도 쓰고 (웃음) 많이 컸죠."
"해 낼 줄 알았어.
아닌데요 제가 왜요 했지만.
니 재능은 숨겨지지가 않았거든"
"재능이... 아니예요."
"......"
"믿어주는 사람.
할 수 있다고 해주는 사람.
인생에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어도
해 낼 수 있어요. 모두 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에 관한 이야기
하와이 군도 북서쪽 끝에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인구 겨우 3만 명에 불과한 카우아이라는 섬이랍니다. 그 섬에는 유난히 가난하고 직업이 없는 부모들이 많았는데요. 하버드 대학의 에미 워너 교수는 이 섬에서 '가장 불행하고 가난한 환경에 있는' 833명을 뽑아 40년 이상 추적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은 미래도 불행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 중 3분의 1이 자존감 높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출생 후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아이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볼 때마다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는 옆집 할머니, 갈 때마다 안부를 물어봐주는 동네 슈퍼 아줌마, 실패하고 좌절해도 괜찮다고 격려하고 다음을 믿어주는 선생님. 오며 가며 있는 그대로를 칭찬해주는 동네 아저씨. 부모 또는 조부모, 삼촌, 이모가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문득. 나는 인생에서 그런 사람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해 봄과 동시에 나는 내 아이에게 그런 부모였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드라마 멜랑꼴리아 명대사
맺음말
이상 드라마 멜랑꼴리아 명대사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에 관한 게시글을 마치겠습니다. 드라마는 재미로 보는 것이 맞지만, 가끔 드라마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주신 제작진들에게 뜬금없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 멜랑꼴리아 끝까지 기대 많이 할게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