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친구들끼리 그냥 하는 농담이 있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마흔 중반의 나이를 바라보면서 나는 문득 이 말이 어떤 뜻인지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혹시, 어떤 문화적인 의미가 담긴 말인지 궁금해 검색을 해보니 데이브레이크의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노래가 있다. 한번 들어봤다. 한창 나이때 사랑에 빠지면 듣기에 딱 좋을 노래같았다. 사랑이 전부인줄 알았던 날들, 지저귀는 새소리도 떨어지는 꽃잎도 나를 위한 세레나데처럼 느껴졌던 나이. 사랑에 눈이 멀어 세상이 두렵지 않았던 그 때. 나도 그를 위해 그도 나를 위해, 뭐든지 해 낼 수 있을 것 같던 그 때. 분명 그런 시절은 내게도 있었다.
그런데 그 때는 이미 지나갔다. 물론, 그런 여운을 아쉬워하며 평생 설레임을 간직하는 이들도 분명 있고 결국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미 과거형이다. 이제 내게 사랑은 휴머니즘이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찬사이다. 그 누가 감히 누군가에게 꽃길을 열어준단 말인가. 그 누구라도 함께 가는 인생은 없다. 다만 그 길 사이사이 나는 향그러운 꽃을 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나에게 절정으로 아름다운 꽃을 선물해주곤 하지만. 결국 그 길에 남게 되는건 나 하나이다. 진정한 자아는 혼자일 때 가장 단단해진다. 내 인생의 꽃길은 내가 개척하는 것이 맞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말이 그닥 와닿지 않는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말. '아니 됬어요.' 라고 나는 거절하련다. 낭만의 부재라고 해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한 때를 떠올리며, 달달한 이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가사 - 데이브레이크
딱 걸렸어 널 보는 내 눈빛이
무심한 척 잘 숨겨왔었는데 오 예
너 땜에 잠도 못 자고
너 땜에 밤새 설레는데
이제는 솔직히 말해볼래
딱 떨어지는
꽃길만 걷게 해줄게
네 맘에 쏙 들게 할게
널 알게 된 순간부터
내 머릿속엔 온통 너뿐이야
항상 널 웃게 해줄게
오랫동안 느껴왔어 누구보다
딱 딱 떨어지는
딱 딱 딱 딱 떨어지는 우리
딱 알겠어 날 보는 네 눈빛이
혹시 너도 바라고 있던 거야 오 예
나 때문에 잠 못 들지 마
나 때문에 고민하지도 마
이제는 너만 바라볼게 All Right
딱 떨어지는
꽃길만 걷게 해줄게
네 맘에 쏙 들게 할게
널 알게 된 순간부터
내 머릿속엔 온통 너뿐이야
항상 널 웃게 해줄게
오랫동안 느껴왔어 누구보다
딱 딱 떨어지는
딱 딱 딱 딱 떨어지는 우리
우리
꽃길만 걷게 해줄게
그 길을 같이 걸을래
매일 널 설레게 할래
널 알게 된 순간부터
말하지 못한 아껴왔던 이 말
꽃길만 걷게 해줄게
오랫동안 꿈꿔왔어 누구보다
딱 딱 떨어지는
딱 딱 딱 딱 떨어지는
꽃길 위를 걸어가는 우리
우리 우리 baby baby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