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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게/책수다 책소개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을 읽고 (1)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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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정보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도서명: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저자: 린지 C. 깁슨
출판사: 지식너머
출간일: 2019.1.27 

 

"나는 원하는 걸 다 갖고 있다""그러니 나는 행복해야만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비참한 기분이 드는 걸까?" 어린 시절에 정서적인 욕구는 무시된 채 신체적인 욕구만 충족된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겪는 혼란이다...... 중략...... 이렇게 내 사무실을 찾는 이들 가운데 만족스러운 정서적 친밀감의 부족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고 여기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가 어떻게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는지 잘 모른다. 그들은 인생에서 이보다 더 많은 걸 원하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에 고민한다. 소피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어떤 관계든 늘 좌절을 겪게 마련이죠. 그렇지 않나요?" 하며 말이다. 그녀의 말은 일부분만 맞다. 좋은 관계에는 어느 정도의 노력과 관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주목받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면 그건 곤란하다. 정서적인 관계를 맺는 건 쉬워야만 하는 일이다. 린지 C 깁슨《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책에서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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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C 깁슨은 임상 심리학자로 부모의 성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치료가이다. 나는 이 책을 중국어로도 읽고 있다. 아니 사실은 중국어 책을 먼저 접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중국어 책 제목은《不被父母控制的人生》직역하면 '부모에게 통제받지 않는 인생'이다. 뭐랄까, 제목이 너무 직접적인 듯 해서 선택하고 싶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우연히 듣게 된 책 소개가 책 제목보다 끌려 한국어 책까지 구입해 읽는 중이다. 역시 마케팅은 필요한 듯. 

 

오래간만에 읽는 '부모교육' 관련 책,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는 '혼나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런데 이번 책은 혼나는 기분이 다가 아니다. 내가 혼나는 것 외에 내 부모가 혼나는 느낌까지 절절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다. 한국어 중국어 책으로 읽는 것도 부족해 2독 3독 하는 중이다. 

나를 위로하는 시간 

우리 시대 부모님은 전쟁을 겪은 부모를 둔 세대이다. 사는 게 바빠서 정서적 친밀감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을게다. 그 시절 먹고사는 게 부족하지 않았던 이들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지만 나 역시 어린 시절 정서적 친밀감을 느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그 시절 정서적 친밀감을 위한 교류란 그야말로 사치였을지도.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종종 '그래. 그 정도면 별 탈 없이 잘 살아온 거야.'라고 말하는 스스로를 보며 문득 나야말로 책에서 말하는 '어린 시절에 정서적인 욕구는 무시된 채 신체적인 욕구만 충족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아팠다. 더 이상 내 어머니를 위해 어린 시절 나의 감정을 외면하고 싶지 않아 졌다. 지금 이 순간마저도 나는 어머니를 위해 변호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죄책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음을 느낀다. 하지만 최소한 오늘만큼은 어머니를 이해하는 것보다 외로웠을 그 시절 나를 안아주고 싶다. 문득, 그럴리는 없겠지만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가 이 글을 보게 되지 않기를.  

 

여자-뒷모습

정서적 친밀감에 대해서 

"정서적 친밀감은 자기에게는 무슨 말이든 다 할 수 있고, 어떤 감정이든 다 쏟아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말이나 주고받는 표정으로 혹은 유대감을 느끼며 조용히 같이 있는 것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모든 걸 드러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정서적 친밀감은 깊은 충만감을 주며 상대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봐준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 감정은 상대방이 여러분을 판단하려는 게 아니라 잘 알려고 노력할 때만 생길 수 있다." 린지 C 깁슨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처음 유학생활을 시작할 때가 생각난다. 나는 신기하게도 낯선 외국인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나도 그들도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더 쉽게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왜 그랬을까. 가끔 생각한다. 그들과의 사귐에서는 나이, 성별, 학력 및 가정환경 등, 모든 '쓸데없는' 것들이 이미 배제되어 있었다. 우리는 순수하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도 충분히 내가 되어 모든 경계심이 무너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낯선 사람에게 내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의외로 '안전감'이었던 듯하다. 내 세계와 동떨어진 그들(외국인) 은 나를 판단하지도 나를 이용할 수도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서 아주 잠시 만나게 된 '여행자'였기에 아무런 경계심도 없었다. 게다가 '학생'이라는 내 신분은 더더욱 그들을 현실에서 무장해제시켰으리라. 그 시절, 나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마치 첫인상의 강열함과도 같이, 나는 그런 그들이 좋아서 그들 중 하나를 사랑하고 그들이 사는 이 땅에 남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수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점점 그들 중 하나가 되어갔고 더 이상 유학생 신분도 심지어 순도 100% 외국인도 아닌 반 현지인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점점 그들의 가족으로 친구로 동료로 이웃으로 살며 자연스레 방어기제를 가동하고 또다시 예전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서툴어졌다. 다시 나로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어찌 보면 나는 삶에서 익숙하거나 낯선 두 가지 양극의 상황에서 친밀감을 경험한 것이다. 그중 하나는 트릭(속임수)이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여전히 외로운 이유이다. 

 

정서적 친밀감이란, 책에서 말한 것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감정이다. 마치 동물들이 배변을 볼 때 공격당할까 불안한 눈빛을 감출 수 없는 것과도 같이 우리는 늘 살면서 불안하다. 정서적 친밀감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그 누구든 아마 한 순간도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이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다행히 우리에겐 누구나 동등하게 정서적 친밀감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는 바로 '가족'으로부터 기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서적 친밀감은 마치 양날의 칼과도 같음을, 그것은 나를 보호하기도 나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무엇이 그러한 패턴의 악순환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가족은 선택적인 관계가 아닌 운명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가족이 주는 정서적 친밀감은 절대적이지만 또 위험하다. 그것만을 기대하기에 인간은 참으로 나약하고 어리석을 때가 많으니. 중국의 성인인 공자도 말하지 않았는가. 살면서 지기(知己, 나를 알아주는 친구)하나쯤 곁에 둘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고. 이처럼 정서적 친밀감은 나 혼자만이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그 누군가도 내게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조롭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감정 소모가 필요하니 말이다. 이 모든 과정은 쉽지 않지만 또 가치 있기에 우리는 애써 누군가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맺음말

오늘도 수다가 길어졌는데. 정서적 친밀감에 대해 정리해보면, 오로지 가족으로부터 기대하는 정서적 친밀감보다는 친구 혹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는 다른 무언가로부터 정서적 친밀감을 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문득. 참 아픈 이야기를 안 아프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일까. 인생 안 아픈 사람이 누가 있을까. 때로는 그냥 안 아픈 척 하는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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